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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지나친 '남' 의식

부흐고비 2010. 1. 12. 08:20

 

지나친 ‘남’ 의식


내가 주인공이란 생각을 버리세요

32세 미혼여성인 J씨가 병원을 찾았다. 회사생활의 스트레스가 한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성격 때문에 거절을 못 해 늘 많은 일을 떠안은 것이 주된 문제였다. 그러나 불만을 드러내지 못해 표정은 굳어졌고 사람들이 눈치 챌까 시선이 불편했다.

 

물론 세상에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도 차이다. 타인을 의식하는 것은 인간에게 스스로를 의식하는 ‘자의식(自意識)’이 있기 때문이다. 자의식에는 공적 자의식과 사적 자의식이 있다. 공적 자의식이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의식하는 마음이다.

이에 비해 사적 자의식이란 자신의 생각, 욕구 등을 의식하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공적 자의식이 높으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신의 외모나 행동에 신경을 쓰게 되고, 사적 자의식이 높으면 자신의 욕구를 의식해서 자신의 표현에 신경을 쓴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사람이란 사적 자의식에 비해 공적 자의식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이다.

이러한 공적 자의식은 사춘기가 되면 크게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을 무대의 주인공처럼 여긴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과 연기를 평가하는 관객이 된다. 그래서 사춘기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수십 번 거울 앞에 서서 수십 번 옷을 바꿔 입고 나간다.

데이비드 엘카인드라는 심리학자의 표현을 빌면 ‘상상 속의 관객(imagery audience)’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주인공 의식 때문에 청소년들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작은 실수나 대인관계의 사소한 잘못도 크게 고민한다.

하지만 사춘기가 지나면서 현실 인식은 강화되고 정체성이 형성되면서 공적 자의식은 약화된다. 그러나 J씨의 경우처럼 어떤 사람들은 끝내 무대 위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이렇게 공적 자의식이 높은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이들은 흔히 체면과 위신을 중시하는 부모 아래 ‘집 째’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당하며 자라온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들의 마음에는 ‘하고 싶어!’라는 내적 욕구보다는 ‘해야 한다’는 주입된 의무가 가득 있다. 이들은 자라면서 개성보다는 질서, 자기주장보다는 양 보를 우선적으로 배운다.

그러므로 이들은 늘 욕구와 행동 사이의 불일치를 경험하며 내적 자아와 외적 자아의 괴리감 속에 살아간다. 이들은 삶을 살아갈 때 과정을 즐기는 학습 목표보다 결과에 따라 존재 가치가 좌우되는 평가 목표를 가지기에 더 괴롭다. 이들에게 결국 실패나 관계 악화란 자기존재의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둘째 시간에 그녀는 눈에 띄게 밝아졌다. 20여 년의 고민을 모두 터놓고 나니 스스로 짊어지고 있는 고민의 색깔과 무게가 달라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백의 힘’이다. 나는 그녀에게 생활 속에서 되새길 수 있는 일상의 주문을 건네주었다. ‘나는 남보다 열등하지 않다. 우월하지도 않다. 나는 오직 나일뿐이다.’

지나친 남 의식 고치려면

■ 당신만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버려라. 사람들은 당신의 걱정처럼 당신의 모습 하나하나를 주시하지 않는다. 당신의 열정만을 기억할 뿐이다.

■ ‘남’을 의식하지 말고 ‘나’를 의식하라. 외부의 검열을 피해 자신의 욕망을 취재해 보라. 남을 의식해서 하지 못했던 행동을 적어보고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저질러 본다.

■ 삶의 목표를 지녀라. 목표가 있으면 남을 덜 의식하게 된다. 대신 평가 목표가 아니라 과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학습 목표를 세워라.

■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타인을 존중하라. 상대가 나를 안 좋게 볼 것이라는 마음은 나 역시 그러한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안 좋게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을 존중하는 사람 치고 정신이 병든 사람은 없다.

출처 :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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