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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4 (5)
봉할매 / 윤진모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어디서 불길이 치솟는가. 온 나라가 폭염으로 용광로인 양 달아오른다. 한여름 땡볕을 이고 군위 승목산 봉수대 입구에 다다랐다. 직경 한 팔 정도는 됨직한 구덩이가 먼저 눈인사를 한다. 농구공만 한 크기의 네모난 돌들이 손을 맞잡고 둥그렇게 앉아있다. 석축 위로 올라섰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것이 우물이나 뒷간처럼 보인다. 몇 가지 확인하고자 ‘불길 순례’의 저자 운봉 선생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물 같은 걸 찾았다고 하니 그게 아니란다. 그럼 화장실? 그것도 아니고 불을 피우던 ‘연조’란다. 기와 파편과 무너진 돌들이 여기저기서 나뒹굴었다. 봉수군이 살던 집터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봉수대는 그 본래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800여 년 간 유지해오던 ..

수필 읽기 2021. 11. 24. 22:13
매듭단추 / 석민자

저고리는 품위는 있을지 몰라도 날렵한 멋은 적삼이 윗길이다. 한 땀 한 땀 박음질로 박아낸 적삼의 맵시는 날렵하기가 물 찬 제비다. 목화를 심어 무명을, 누에를 길러 명주를, 삼베를 심어 베옷을 지어 입던 시절이었다. 디딜방앗간에서부터 지게니 소쿠리니 할 것 없이 필요한 기기를 집에서 만들어 썼듯이 단추 역시 매듭을 지어서 사용했다. 짝짝이 단추를 달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은 잃어버린 것과 같은 것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였다. 그러니까 그만큼 공산품이 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좀 조신해질 때도 됐구만은 우째 이래 선머슴아 티를 몬 벗는동. 단추가 떨어지는 줄도 모리고 맨날 이래 펄쩍대기나 해대이 운제쭘에나 철이 들라는동. 쯧쯧….” 내가 좀 분답기는 했어도 실 자체에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수필 읽기 2021. 11. 24. 11:22
허물 / 석민자

갑각류나 곤충들은 몸을 키우기 위해 허물을 벗고 인간은 성숙의 한 단계로 허물을 벗는다. 벗어 내는 허물의 부피만큼 몸이 커지는 것이 곤충이라면 측량마저 어려운 것이 인간의 허물이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은 늘 멈칫거림을 앞세운다. 한 번의 탈피를 위해 놓아 버린 줄이 몇 수십 가닥일지 확신이 서지 않는 현실은 매번 스쳐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을 앞세운다. 그 줄을 잡았다고 해서 마냥 생이 지상낙원 같기야 했을까만은 힘든 굽이를 돌아들 때면 어쩔 수 없이 놓아 버린 줄에 대한 아쉬움이 발목을 잡는다. 제대로 갖춰 놓고 사는 집이나 삶의 무게에 허덕거리는 집이나 걱정거리에서 놓여나지 못하기는 매일반일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에 무게가 실려지는 대목이다. 얼마나 많은 ..

수필 읽기 2021. 11. 24. 08:41
이정하 시인

이정하 시인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륜중학교, 대건고등학교를 거쳐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원광대학교 재학 중인 1987년 ,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사랑 때문에 밤잠을 설쳐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의 시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그의 시 구절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청춘 남녀의 연애편지에 단골로 인용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우리 사랑은 왜 먼 산이 되어 눈물만 글썽이게 하는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이 온다』 등과 산문집 『우리 사는 동안에』,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

시詩 느낌 2021. 11. 24. 08:37
문경 새재를 걸으며 / 윤재열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문경 새재를 걷는다. 이 길은 한양과 영남을 잇는 고갯길이다. 영남 사람들은 지역에 따라 추풍령과 죽령을 넘으면 쉬운데, 문경 새재만 고집했다고 한다. 추풍령과 죽령은 이름에서 풍기는 속설이 안 좋아서 그렇단다. 문경은 이름에 ‘경사를 전해 듣는다’는 의미가 있으니, 은근한 기대감을 품고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 꼭 그런 이유만일까. 멀리 있는 산들의 표정이 다양하다. 강직한 선비처럼 의연하게 앉아 있다. 산맥을 따라 흘러내린 큰 산들은 다시 작은 산을 키우고 이렇게 만들어진 능선 아래 아늑하게 길을 만들었다. 힘든 과거 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온통 아름다운 산세와 맑은 풍경이다. 이런 풍경에 마음은 넉넉해지고 발길이 가벼워 이 길을 찾았던 것은 아닐까...

수필 읽기 2021. 11. 2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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