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향한 마음 / 송건호1 젊어서는 고향을 등지는 것이 그들의 당연한 생활처럼 생각되고 있다. 학교를 나온 뒤 서울이나 지방 도시에서 하다못해 몇만 원 월급쟁이라도 해야만 고향 사람들의 칭찬의 대상이 되지 집에서 농사를 짓거나 마을 일을 돕는 것으로 그친다면 이러한 청년은 사회에서 낙오된 젊은이로 업신여김을 받기 일쑤다. 남자가 뜻을 세워 고향을 나온 이상 성공을 못 하고는 죽어도 귀향하지 않는다는 결심이 훌륭한 젊은이로 칭찬을 받는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장성하면 고향을 등지고 이른바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물론 젊은이들의 이러한 '성공'에의 야망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고 이러한 야심에 찬 젊은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라의 앞날이 양양해진다는 것도 긴 설명을 필요치 않는다. 그러나 내가 여기에..
수천석두水穿石頭 / 설의식1 중학 시대의 도화, 습자는 으레 을이었다. 그만큼 나는 그림과 글씨에 재주가 없었다. 재주는 없었으나, 취미는 또 무던하여서 서, 화를 즐겼다. 기능의 부족을 감상으로써 보충하려는 심산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와 같은 심경으로 그림을 모았다. 원래 힘 부족이라 고급품은 생염도 못 하였고 그저 너저분한 고물상을 뒤졌을 뿐이다. 그나마도 만만한 것은 또 구복을 위해서 팔기도 하였다. 두제의 문구가 남아 있는 현판 중의 하나이니 추사의 글씨다. 이것만은 팔 수가 없어서 서재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글씨 때문만이 아니라, 그 내력에 있어서 심금에 울리는 귀중한 마디가 있는 까닭이다. 한문이나마 이 글을 쓰는 핑계도 여기에 있다. 수천석두--물이 돌머리를 뚫는다. 이 문구의 출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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