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매력 / 고유진
어깃장부리지 않고 차분히 살다가도 쳇바퀴 같은 삶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남편과 나는 부산의 낯선 길로 차를 몰곤 했다. 길섶으로 우거진 나무를 끼고 달리다 산중턱에 이르면 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는 우연히 금련산 산마루를 넘어 과거 속으로 들어선 듯한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비탈에 층을 이룬 슬레이트 지붕 집들은 시골이나 과거 모습을 복원해 놓은 것처럼 딴 세상 같았다. 하나같이 단조롭고 소박한 집들 사이사이로 빨래가 널려있고 도란도란 장독들도 가족처럼 둘러있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은 경사지고 좁아 차가 마주오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까 불안하기까지 했다. 부산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한편으로 신기하게 생각하며 돌아왔다. 그 뒤 ‘골목 에세이’라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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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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