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 이성환
무언가 허전하다 싶더니 휴대폰을 깜박 잊었다. 지하철역 승강장에 와서야 집에 두고 온 걸 알아챘다. 출근길인 데다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그대로 지하철을 탔다. 나를 애타게 찾는 지인이나 고객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본의 아니게 여유가 생길 것 같아 슬며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휴대폰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사람들은 직접 통화하지 않아도 문자 기능을 활용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오늘 나에게 문자나 카톡을 한 사람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발신 후 1시간이 지나도 읽지 않으니 업무가 바쁜가 보다고 여길 것이다. 3시간이 지나면 내가 일부러 무시하는 것이라고 의심받기 십상이다. 5시간이 되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걱정할 것 같다. 급기야 나에게 전화를 걸면 신호는 가는 데 받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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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3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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