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 엄옥례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솟을대문의 빗장을 푼다. 삐거덕 소리를 내며 대문이 스르르 열린다. 오수에 잠겼던 고택이 기지개를 켜며 낯선 이에게 품을 내어준다. 천하의 길지, 운문산 시루봉 기스락에 자리 잡은 내시 종택이다. 조선 마지막 내시로서 정3품 통정대부를 지낸 김일준의 집이다. 국가 민속 문화재 제245호로 지정되었으며 운림고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대문에 들어서니 왼쪽 편 큰 사랑채가 안채를 향해 날아갈 듯 서 있다. 대문 맞은편으로는 중 사랑채가 안채를 지키는 호위무사인 것처럼 가로로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중 사랑채 마지막 칸에 안채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문인 중문을 달았다. 큰 사랑채와 중 사랑채에서 안채로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내시 고택에 어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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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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