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만남 / 고한철
운동장 한쪽에 일면식도 없는 두 사나이가 마주 섰다. 거리를 질주하면서 땀 흘리고 고통을 받아들일 각오가 서린 표정이다. 지역적으로 북쪽인 강원도와 남쪽 제주를 대표한다. 마라톤이라는 매개체가 L과의 만남을 이어 줬다. 그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두 사람은 공직에 있으면서 앞만 보며 달렸다. 오십 고개를 넘고 보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래서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시작한 운동이 마라톤이었다. 나이는 나 보다 두 살 위다. 2003년, 한참 마라톤이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는 시기였다. L은 강원도청 마라톤 동호회 ‘강마회’ 회장을 맡아 조직 활성화에 정성을 쏟고 있다. 나 또한 제주도청 마라톤 동호회 ‘도르미’를 그해 창단하여 삼 년간 회원 확보와 운영..
수필 읽기
2022. 5. 17. 08:40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