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고무신 / 김옥춘
신발은 두 짝이 있어야 한다. 한 짝은 외롭다. 부부도 함께 있어야 아름답다. 헌신짝 버리듯 헤어지는 부모들의 결정으로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은 많이 아프다. 아이가 울고 있었다. 사흘 전 장날 엄마가 사다주신 리본 달린 꽃고무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다 돌아간 복도에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온 선생님은 딱했는지 학년마다 교실 앞 복도에 놓여있는 신발장을 같이 돌며 찾아보았다. 꽃고무신은 보이지 않고 닳고 닳아 찢어진 검정고무신 한 켤레가 남아 있었다. 새 고무신을 신으면 뒤꿈치를 깨물어서 살갗이 부풀고 벗겨져서 피가 났다. 그래도 참고 신었다. 밴드나 반창고도 귀했던 시절이었다. 뒤꿈치에 헝겊쪼가리나 종이를 접어서 대고 절뚝거리면서 걷거나, 신발 뒤를 꺾어 신고 며칠 다니다 보면 딱지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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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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