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부지깽이 / 이용만
부지깽이 하나 가지고 싶다. 잠시 쓰고 버리는 부지깽이가 아니라 내 인생 길에 동반할 부지깽이 하나 가지고 싶다. 굵기도 길이도 딱 맞아서 내 손 안에 착 안기는 부지깽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어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부지깽이. 특별히 대가를 치를 필요도 없고 대접할 필요도 없으며, 보관할 장소를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가장 만만한 물건. 행여 없어진다 해도 별로 아깝지도 않으며 찾으려고 애쓰지도 않는 부지깽이, 그것 하나 가지고 싶다. 부지깽이는 불을 땔 때에 아궁이의 불을 헤집는 막대기다. 필요하면 아무 막대기나 꺾어서 쓰다가 아무 곳에나 팽개치다시피 던져놓는 막대기다. 그래도 그것이 없이는 불을 제대로 땔 수 없는 꼭 필요한 물건이다. 부지깽이는 하찮은 물건이지만 쓸 수 있는 용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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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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