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밥 / 조이섭
제3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은상 파란 하늘에 빨간 댕기가 팔랑거리고 옥색 치마가 풀썩인다. 널뛰기는 정월이나 단오, 추석에 하는 전통 놀이이다. 두 사람이 널빤지 위에서 신명나게 구르고 뛰는 한 판 놀이이다. 어렸을 적, 아이들은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세뱃돈 모금이 끝나면 하나둘 배꼽마당으로 모였다. 구슬치기도 하고 제기를 차다 보면 쿵덕 쿵덕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자들의 널뛰기가 시작된 것이었다. 우리는 어느 틈에 하던 놀이마저 팽개치고 달려가 구경삼매경에 빠졌다. 처자들은 널을 뛰기 전에, 멍석을 둥글게 말아 만든 널받침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자리를 골랐다. 이윽고 널빤지 위에 올라 눈 맞춤을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슬슬 리듬을 타기 시작하더니 무릎을 굽혔다가 힘껏 굴러 하늘 높이 솟구쳤다. 널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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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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