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풀며 / 배철웅
헤어본 적은 없지만 많은 넥타이가 장롱 속에 있다. 붉은색, 푸른색 해서 장롱 속에는 때 아닌 꽃이 핀 듯하다. 그러나 염치없는 말이지만 그 넥타이들을 내 스스로 구입한 기억은 별로 없다. 문상 갈 때 매는 검정색 타이 말고는 죄다 누군가가 선물해준 것들이다. 넥타이를 맬 적마다 그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멀리 해외여행이나 이민 간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선물을 고르는 장면을 생각하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장롱 속은 그 포근한 마음들로 해서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남자들에게 넥타이는 액세서리 아닌 내세서리(necessary)라 해야 할 그런 것이다. 바쁠 때는 아무렇게 호주머니에 넣고 나와서라도 그걸 매야 하니까. 그러나 매사가 그렇듯이 넥타이도 때와 장소를 맞춰야지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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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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