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櫓)를 품다 / 이치운
배가 밀려난다. 썰물과 하늬바람이 배를 물목으로 몰아붙이면 뱃사람들의 '어기여차' 힘을 쓰느라 소리가 높아간다.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이 대를 물려 노를 젓는다. 목소리도 물려받는다. 섬에서 노 젓는 일은 일상이다. 섬 아이들은 뭍에서 노는 것보다 바다에서 작은 배를 타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도시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노는 것처럼 그들은 덴마를 타고 논다. 덴마는 경상도 전라도 방언으로 본래는 전마선(傳馬船)이라 부른다. 배의 크기는 6미터 남짓, 육지로 이동하거나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가까운 섬과 섬을 이동할 때 이용한다. 덴마를 움직이는 것은 서양식 주걱 노가 아니라 전통 노이다. 덴마는 무게가 꽤 나가는 편이라 보트에 사용하는 서양 노로는 배를 움직일 수 없다. 전통 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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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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