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 시인(2-2)
쓸쓸한 책상 / 강영환 책상이 젖어 있다/ 꽃병이 넘어져 물이 쏟아진 것도 아닌데 흥건히 젖어 있다/ 누가 앉아 눈물을 흘리고 떠난 것일까/ 아니면 책상이 눈물을 흘린 것일까/ 책상이 오래 전부터 가진 쓸쓸한 기분이/ 한꺼번에 울컥 쏟아져 책상은 젖어 있다/ 아이들은 꽃병에 꽃을 꽂지 않고/ 책상은 더 이상 소리내어 덤벙대지 않는다/ 책상에게 슬퍼하지 말라 일러도 소용없다/ 내가 가서 앉을 수 없는 책상은 더 이상 나의 것일 수 없다/ 배가 고픈 책상은 나의 경계 밖에서 쓸쓸하게 젖어 있다// 「녹토비전」 작품은 1984년 무크지 《지평 3》에 발표하였던 것을 보완하여, 1991년 시집 『쓸쓸한 책상』에 「아리랑 삼촌」으로 개제하여 실었다. 녹토비전 01 / 강영환 호랑이 발톱 가시나무가 둘러 쳐진 울안..
시詩 느낌
2021. 11. 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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