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행복할까? / 반숙현
오랜만에 비 그친 화단은 충분히 물기 먹은 꽃들이 오랜만에 보는 햇살 아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알록달록 자잘하니 서로 키재 듯 서 있는 다알리아는 참 귀엽다. 올봄에 사다 심은 알뿌리가 행여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이렇게 곱게 자라 꽃송이는 작지만 아담스리 피어준 것이 참 고맙기만하다. 다알리아 꽃 뒤로 조선거미 한 마리가 한창 집짓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비로 이쁘게 엮어 짜놓은 거미줄이 망가졌는지 이쪽저쪽 다니면서 꽁무니의 실을 뽑아가며 열심히 집을 짓는다. 설계도도 없이 어찌 살집을 저리 잘 짓는지 미물이지만 존경심이 드는게 "나는 저 거미만도 못한 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거미란 놈은 거미줄이 망가지면 그 즉시 보수공사를 한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일을 하는데 조그만 일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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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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