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계역 가는 길 / 노춘희
초록빛 들판을 가로질러 덕계역으로 전철을 타러 가고 있다. 나는 매주 세 번씩 대한노인회 양주시지회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한글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이 길을 가면서 초록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어르신들은 모두 50~80대로서 한글을 배우는 싱그럽고 포근한 내 어머니 같은 향기로운 초록들이다. 나는 초록색을 좋아한다. 산도, 들도 온통 짙푸른 초록으로 둘러싸인 들판은 언제 보아도 싱그럽다. 마치 고향의 들판에 서 있는 것 같다. 하늘은 파랗고 하얀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한가한 들녘이다. 길섶에 작은 땅 한쪽엔 참깨 들깨가, 또 한쪽엔 열무와 부추, 토마토와 오이, 고추, 가지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있고, 미나리, 얼갈이, 청경채, 깻잎 등, 여러 가지 쌈 채소들이 즐비하다. 밥과 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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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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