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메아리 / 법정
봄의 꽃자리에 연두빛 신록이 싱그럽게 펼쳐지고 있는 요즘, 남도(南道)의 절들에서는 차 따기가 한창이다. 옛 문헌에는 곡우(穀雨)를 전후하여 따는 차가 가장 상품이라고 헸는데, 우리 조계산에서는 그 무렵이면 좀 빠르고 입하(立夏) 무렵에 첫차를 따는 것이 가장 알맞다. 이곳 선원에서도 엊그제 한 차례 따다가 볶았고, 오늘 대중들이 나가 또 한 차례 따 왔다. 예년 같으면 나도 아랫마을 사람들을 몇 데리고 따로 차를 땄을텐데, 올 봄에는 하는 일이 많아 짬이 없을 뿐더러 이제는 대중 속에 섞여 살게 되었으니 나누어 주는 한 몫으로 족할 수 밖에 없다. 차잎이 펼쳐지는 걸 보면 하루가 다르다. 그래서 바쁜 일에 좇기다 보면 하루 이틀 사이에 적기 (適期)를 놓치고 딸 때가 더러 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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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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