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없는 맺음 / 이춘희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잠을 앗아 간 더위와 싸우다 문득 오래전 어머님이 장만해 주신 삼베 홑이불이 생각났다. 이제는 낡아서 군데군데 구멍이 뚫렸지만, 침대 위에 깔아 놓으니 등으로 서늘한 바람이 일렁인다. 며느리 여름나기까지 자상하게 살피던 어머님을 회상하며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 마을을 찾았다. 시골 동네는 겉보기에 고요한 듯하다. 가만히 서 있는 나무줄기 속에 물과 양분이 끊임없이 이동하듯 내면에는 끈끈한 전통이 흐르는 기운을 느낀다. 마을을 안은 비봉산 산봉우리는 봉황이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하다. 산 아래로 비단 폭을 펼쳐놓은 것 같은 길안천이 너른 들판을 적시며 여유롭게 흐른다. 거리에는 인적이 뜸하다. 한낮의 맑고 투명한 햇살이 부담스러운가 보다. 농가의 이끼 낀 기와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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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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