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이야기 / 배철웅
묵은 명함들을 정리했다. 김 아무개, 박 아무개, 최 아무개…. 명함을 한 장씩 손에 들고 그 주인을 생각해 본다. 그러면 그들의 웃는 얼굴이 명함 위에 오버랩되어 보인다. 그러다가 내게 소중한 명함을 골라 상자에 담고 나머지는 휴지통에 버린다.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모두 계속 보관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이사, 감사, 변호사, 박사, 사장, 회장…. 서울 남산에서 돌을 던지면 죄다 사장님이나 회장님의 머리에 맞는다더니 세상에는 감투도 많다. 그 사장님과 회장님들이 오늘은 내 손아귀에서 놀고 있다. 내 손이 일진이 좋아 호강을 하는 셈이다. 어떤 명함들은 화려하다. 어찌나 화려한지 나 같은 사람은 명함도 못 내밀게 생겼다. 번쩍번쩍하는 금박지(金箔紙)에 찍은 것도 있다. 종이처럼 금을 얇게 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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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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