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항 / 조문자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 간다.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왔다가 떠나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만남과 헤어짐 중간에 목포항이 있다. 바다와 육지, 두 개의 맥박이 선명하게 뛰는 해안 도시다. 노령산맥을 끼고 다도해를 연결하는 해상로 관문이다. 삼학도를 막아 개펄 위에 세워졌다. 개찰구에서 배로 올라가는 길이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지나간 시절의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는 나이 든 귀부인같이. 인간들이 무심코 던진 삶의 오물과 욕망의 쓰레기를 어쩔 수 없이 삼켰다. 그래도 견딜 만할 터이다. 광활한 서남해로 나아가 둥둥 떠다닐 수 있으니까. 모든 것을 받아 품어주고 삭혀주는 그 품은 속됨으로 성스러운 천혜의 항구다. 목포항의 아침은 안개로 시작한다. 매서운 찬 공기가 바다에 내려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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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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