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 놀이하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 / 권민경
내가 어릴 적, 우리 집은 중국음식점을 운영했다. 가게에 딸린 작은 쪽방에서 네 식구가 생활했다. 가정집과 가게의 구분이 따로 없었으므로 나는 자주 홀에 나와서 놀았다. 7세 때 일이다. 가게 영업이 끝나기 전, 나는 손님이 없는 홀에서 물총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상상의 공간은 무진장 넓었다. 나는 총잡이가 되어,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총을 쏘아댔다. 그러나 블록버스터 규모인 내 상상을 감당하기엔 우리 가게 홀은 너무 좁았다. 나는 창문을 열고 허공을 향해 물총을 쏘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가 길을 지나갔다. 놀이에 취한 탓인지 나는 사람에게 물총을 쏘고 싶어졌고 정말 쏘았다. 그것이 내가 사람을 향해 총을 쏜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내 총알(?)은 정확하게 그녀에게 명중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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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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