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시인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남기고/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 보아야 한다./ … 등대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
시詩 느낌
2021. 6. 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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