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의 경계에서 / 장미숙
그가 쓰러졌다. 육중한 몸이 바닥에 붙어버린 듯 움직이질 못했다. 방과 식탁 사이에 누운 그는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지도 돌아눕지도 못한 채 눈만 껌벅였다. 한쪽 팔과 다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그를 본 순간, 여자의 머릿속에는 어떤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며칠 전의 꿈 내용이었다. 기분 좋은 꿈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나쁜 꿈도 아니었다. 잠에서 깬 뒤, 꿈은 곧 잊혔다. 다만 뭔지 모를 복잡한 일들이 한꺼번에 터졌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어딘가로 한없이 쫓기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주위 사물들이 형체 없이 사라진 것 같기도 했다. 쓰러져 있는 그를 보자마자 왜 꿈이 떠올랐는지 여자는 알 수 없었다. 어떤 예감을 상징하듯 의식은 자꾸만 한쪽으로 흘러갔다. 입던 옷 그대로 그는 구급차에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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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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