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配所)의 고독 / 김양희
가족의 겨울여행을 위한 검색 전에는 남해에 ‘유배문학관’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하긴 올해 개관 2주년을 맞았으니 그럴 만도했다. 목적지였던 은 겨울 숲의 쓸쓸함만 주었을 뿐, 다랭이마을의 민박보다도 의미 있었던 시간은 유배문학과의 만남이었다. 남해 외곽 남변리에 위치한 문학관은 황량하게 넓고 광활했다. 마침 추적추적 겨울비마저 내리고 있어 시설규모의 방대함에 비해 사람 발길이 뜸해 매우 한적한 분위기였다. 유배객들이 형틀에서 감옥으로, 다시 유배지로 압송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동안 그들 고통이 출렁이는 물결 타고 내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유배지의 한없는 고독가운데서도 임금과 가족을 그리며 문학의 꽃을 피운 숭고한 혼들이었다. 늦은 밤 외딴섬의 호롱불 하나, 선비의 한과 넋은 오롯이 작품..
수필 읽기
2022. 1. 31. 05:20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