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몽 / 김창수
한 해가 또 저물어간다. 소마세월 탓인가 착잡한 마음은 가랑잎처럼 바삭하다. 마음속 갈증을 풀어 줄 청량제가 필요했다.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서다 희한한 일을 겪는다. 묘한 기시감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편도 2차로에서 내 차는 우회전하려는 참이었다. 1차로에는 직진·좌회전 차량이 줄을 섰다. 1차로 맨 앞에서 대기 중인 차량의 뒷자리 번호 두 개만 비스듬히 보인다. ‘○○53’이다. 문득 앞자리 두 개 숫자는 ‘68’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차량번호는 ‘6853이다.’라고 혼자만의 최면을 건다. 아내에게 그 상황을 말하려는 순간 신호가 바뀌고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저만치 앞서가는 그 차량의 번호가 내 생각 대로였다. 착시가 아니었다. 내 안에 어떤 영적인 존재가 있는 건지, 깜짝 놀랐다. 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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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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