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대하여 / 김진섭
문득 어쩐지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낀다. 몇 차례씩이나 근심스러이 손을 머리에 대어 본다. 그렇다면 머리도 좀 더운 것 같다. 드디어 병은 찾아 온 것일까? 한동안 앓지 않았으니 병도 올 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약간 억울하기는 하나 조용히 누워 몸을 풀어 버리는 것도 무방하겠지. 진실로 병은 나를 찾아온 것일까? 아무리 생각하고 따져 보아도 그럴 리가 없는 데 이 이상은 그러나 어인 까닭이뇨? 하여간 병의 심방이 틀림없음을 우선 확증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므로 여러 가지 방법에 의하여 이전의 건강 상태와 현재의 증상을 혼자서 묵묵히 비교하여 보곤 한다. 원래 인생이란 순순하지 못할 뿐 아니라 흔히는 괴롭고 또 재미조차 없는 물건인데, 이 위에 병까지 뒤집어쓴다면 어이하나? 생각할수록 여러 가지가 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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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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