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정영태
겨울도, 봄도 아닌 2월. 진눈깨비가 사락사락 소리를 내며 흩날리는가 싶더니 비로 바뀐다. 비가 그치면 따스한 봄이 온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뜬다. 바람과는 달리 기상청 예보는 강추위가 몰아친다고 한다. 추워 봐야 하루 이틀이면 되겠지 생각하는데 산 너머에서는 따사로운 햇살이 동그마니 피어오른다. 나만 그렇지는 않으리라, 1월을 보내고 2월 달력을 넘기면서 이제 봄이 왔구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에 부풀었을 것이다. 실제로 몸에 와 닿는 체감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영하의 날씨에 얼굴에 부딪히는 찬바람은 볼살을 따갑게 하고 손은 주머니 속으로 자꾸만 파고든다. 달력 한 장 넘겼다고 봄이 왔다며 두꺼운 외투를 벗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여남은 살 때이었다. 그땐 어찌 그리도 추었든지, 눈이 오기 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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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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