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 박금아
오늘은 꼭 그를 만나러 가야 했다.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벨이 한참 울리도록 응답이 없었다. "이 번호는 사용하지 않는 전화이오니…. 불안한 생각이 밀려왔다.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초조하게 안부를 물었다. 중환자실 간호사의 목소리는 평온하기만 했다. 환자의 상태를 묻고 조심스레 꽃을 좀 가져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시간을 끌기에 '오늘도 안 되겠구나.' 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괜찮다는 대답이 왔다. 절대로 안 된다더니…. 의아했다. 이제는 먹거리를 준비해 갈 필요가 없다. 그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다. 만복집 굴짬뽕만 찾더니 한 달 전에는 꽃을 갖다 달라고 했다. 오랜 병원생활을 한 그가 병실에 꽃 반입이 금지된 것을 모를 리 없었다. 병원 측의 거절에 차일피일 하다가 그만 부탁을 잊어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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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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