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을 품은 석탑 / 신홍락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걸음을 디딜 때마다 딸그락거린다. 매끈하게 다듬지도 않고 넓적하게 생긴 돌들을 쌓아 올려 탑을 만들었다. 탑이라기보다 돌무더기에 가깝다. 남쪽 감실 속 불상 앞에 다소곳이 앉아 비손하는 어머니 옆을 하릴없이 왔다 갔다 한다. 꼰들대며 내는 소리는 틈새를 메우고 있던 염원들이 내지르는 외침인 듯하여 조심스럽게 발을 옮긴다. 중앙고속도로 의성 나들목에서 20여 분 거리인 의성군 안평면 석탑리에는 시간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고려시대 장방형적석탑이 있다. 어린 시절 석탑 뒷산 8, 9대 조부 산소에 묘제를 지낼 때마다 따라다녔다. 나에게는 놀이터였고 어머니는 기도처로 삼았다. 정숙하게 앉아 들릴락 말락 주문을 외는 엄숙함에 주눅이 들었다. 지금의 깔끔한 모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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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3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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