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바람이 통하는 갓 / 이연숙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하필 장마철에 그 먼 곳을 간다고 약속을 잡았을까.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앞에 두고 새벽 창가에 섰다. 심상찮은 분위기다. 네 시간 이상 걸리는 길이기에 마음이 갈팡질팡이다. 번뇌의 물결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훌훌 털고 나서 보니 어느새 팔공산 입구다. 마음이 걱정을 만들었다. 1천365개 계단을 알리는 푯말 앞에 섰다. 일 년이라는 숫자에 눈길이 머문다. 삼백육십오일 지켜주고 있으니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 의미로 만든 계단일까. 그도 아니면 매일 고민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중생의 마음을 표현한 걸까. 계단을 다 오르면 한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니 걷는 수고쯤은 기꺼이 감내할 수 있으리라. 정오에 가까워진 햇볕은 따갑고 깎아지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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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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