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 임민자
얼마 전 큰아들이 다니러 왔었다. 살림이 가득한 방 안을 둘러보며 “이 많은 전자제품과 살림은 어떡하지?” 근심스런 얼굴로 말했다. 미리부터 걱정한다고 아들은 핀잔을 줬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져가겠단다. 그 말에 은근히 안심이 되었다. 자식들은 부모가 평생 곁에 있을 줄만 안다. 그런데 어느 날 홀연히 떠날 것을 생각해 나는 자식들에게 유언처럼 당부하기도 했었다. 집 안 곳곳에 둔 중요한 문서나 물건들을 한 가지씩 익히도록 했다. 내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떠나면서 가족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았었다. 살아생전에 반짝반짝 빛나던 가재도구와 아끼던 옷가지도 주인을 잃으면 쓸모없는 쓰레기로 변해 태우거나 재활용통으로 버려졌다. 살아 있을 때 남들을 주면 고맙다고 가져가지만, 아무리 좋은 물건도 숨만 끊어지면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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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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