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흥전리 절터 –먼 산언저리 어이하여 쇠락을 말하는가 / 박시윤
태백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삼척으로 가는 길에 해발 720m의 높은 고개를 만난다. 백두대간의 허리에 해당하는 이 고개는 지명대로라면 ‘통리재’가 맞지만, 강원도 사람들은 똬리를 튼 뱀을 닮았다 하여 '때배이재'라 부른다. 삼척 도계리와 태백 통리를 오가던 영동선 열차가 높은 고도차로 한 번에 넘지 못해, 지그재그로 놓인 철로를 앞으로 뒤로 방향을 바꿔 올랐던 고개다. 누구는 삼척의 본 모습이 바다라지만 알 만한 사람들에게 삼척의 본모습은 산이다. 험하기 이를 데 없는 구불구불한 고갯길 정상에 차를 세우니 멀리 도시가 보인다. 벌써 수년째 산중 오지를 떠도는 내겐, 삼척은 험준한 산 아래 하나의 도시일 뿐이다. 산언저리에 자리 잡은 시꺼먼 건물이 생경한 풍경을 연출한다. 삼척은 한때 ‘까막동네’로 불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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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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