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 / 류영택
레슬링 종목 중 그레코로만형이 있다. 자유형과 달리 상체만 공격하는 종목이다. 쓸 수 있는 기술도 단순하고 같은 체급에 덩치도 비슷하다보니 좀처럼 공격할 틈이 생기지 않는다. 시합을 벌이는 선수보다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이 더 용이 쓰인다. 공격할 기회를 찾으려고 서로 손을 부딪는 모습을 보다보면, 답답해하는 시청자의 마음을 대신해 경기 장면을 해설하는 사람의 입에서 ‘빠떼르 줘야 합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경기방식도 낯설고, 잡았다하면 곧바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씨름을 봐왔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지루하기 그지없다. 김홍도의 풍속화 '씨름'을 보면 짚신과 갖신을 가지런히 벗어놓은 채 상투 튼 두 사람이 씨름을 하고 있다. 누가 이기든 관심 밖인 듯 등을 돌린 채 우두커니 서있는 엿장수에 시선을 빼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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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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