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섬을 열다 / 남정언
숲이 사람을 부른다. 숲속을 걸으면서 나무를 보고 자신을 반추한다. 아늑한 숲에서 지친 삶을 위로받으며 회복하고픈 본능이 살아나 숲을 찾아간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숲에서 힘을 얻어 귀환하리라는 희망을 품고 산다. 쪽빛 바다에 눈이 시리다. 항구에 정박한 배를 탄다. 배는 사람을 싣고 섬에 부렸다가 숲길을 산책하고 돌아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다시 육지로 간다. 궁농항에서 뱃길 따라 이십여 분 만에 도착한 섬은 과거 대통령의 별장이 있던 거제 저도猪島다. 지난여름 47년 만에 섬을 개방했다. 아직은 예약하지 않으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섬이다. 시멘트로 정비된 길이 끝나면 이내 정갈한 녹색 숲이 열린다. 숲길은 혼자 걸어도 좋고 여럿이 걸어도 좋다.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나무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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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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