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관하여 / 류달영
사람의 일생은 기쁨과 슬픔을 경위로 하여 짜 가는 한 조각의 비단일 것 같다. 기쁨만으로 일생을 보내는 사람도 없고 슬픔만으로 평생을 지내는 사람도 없다. 기쁘기만 한 듯이 보이는 사람의 흉중에도 슬픔이 깃들이며, 슬프게만 보이는 사람의 눈에도 기쁜 웃음이 빛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기쁘다 해서 그것에만 도취될 것도 아니며, 슬프다 해서 절망만 일삼을 것도 아니다. 나는 지금, 내 책상 앞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고 있다. 고호가 그린 "들에서 돌아오는 농가족"이다. 푸른 하늘에는 흰구름이 얇게 무늬지고, 넓은 들에는 추수할 곡식이 그득한데, 젊은 아내는 바구니를 든 채 나귀를 타고, 남편인 농부는 포크를 메고 그 뒤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생활하는 사람의 세계를 그린 그림 가운데 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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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1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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