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원고료 / 허영자
가까운 지방에서 발간되는 문예지에서 원고 청탁이 왔었다. 신작시 두 편을 보내 달라는 청탁이었다. 작품을 보내고 얼마 후 발간된 잡지를 받았다. 그리고 택배 물품 한 개가 도착하였는데 바로 그 잡지사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의아해하며 묶음을 풀어보았더니 안에서 나온 것이 뜻밖에도 소주 수십 병이었다. 작고 납작한 플라스틱병이었지만 숫자가 많다 보니 꽤 무거웠을 뿐만 아니라 부피도 상당하였다. 생전 처음 있는 일이라 깜짝 놀랐지만 곧 웃음이 나왔다. 원고료 대신 보내온 것이 소주라니 아마도 그 잡지사 사장님이 양조장 주인이거나 아니면 소주 회사에 근무하거나 하여서 이런 물건을 보낸 것이려니 혼자 생각하였다. 그렇지 않다면야 소주 못 먹는 여자 시인인 나에게 일부러 이런 선물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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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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