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산문 / 이춘희
사진이란 빛이 잠시 머물다간 흔적이라 생각했다. 가까운 친구가 사진작가여서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게는 되었지만 그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순간의 흔적을 담아 언제든 그 순간을 재현할 수 있는 것 정도가 내가 유추해 낼 수 있는 사진의 가치였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읽은 책의 한 문장에 순간적으로 사로잡혔다. “사진의 가치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불러내는 데에 있다.” 소설가 정찬의『새의 시선』에 실린 대화체의 문장이다. 그는 이것이 영국의 저명한 작가인 존 버거의 말이며 ‘사진의 가치’가 아니라 ‘사진의 권력’이라 말했다고 정정해준다. 유독 이 짧은 글이 한순간에 와 닿았던 것은 요즘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든 나의 짓거리라 해야 할지 마음의 행태라 불러야 할지 모를 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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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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