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뒤뜰 의자 / 유한근
그는 분명 몽상주의자다. 가당치 않은 카페를 꿈꾼다. 카페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아직도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시골 뒤뜰에서 그는. 그곳은 그의 유년의 기억들이 있고, 햇빛바라기를 하는 퉁가리 생쥐들이 고물거리고 있고, 염소 새끼들의 슬픈 주검이 있고, 태에 싸인 송아지의 탄생 울음이 있다. 그런 유년의 기억 공간에서 그는 카페를 꿈꾼다. 그 판타지를 그린다.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유년과 소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때는 한 집에서 스무 명이나 넘는 대식구가 살았고, 대문 밖에서는 오일장에 몰려온 장돌뱅이와 난장판꾼, 장 보러 마실 나온 사람들도 분주하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장마당이 텅 비어 있고 그 혼자만 뒤뜰에 서 있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을 바라다보고 있다. 집 밖은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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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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