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여인 / 박연구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누가 명명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나도 동감이었다. 만물이 소생하고 온갖 꽃이 만발하는 봄이 의당 계절의 여왕좌(座)를 차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래 피는 꽃도 있지만 대개는 쉬 지고 만다. 잠깐 피어있는 꽃이건만 이를 시샘하여 부는 꽃샘 바람의 추위가 건강치 못한 나 같은 사람에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5월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좋은 달에 속한다. 내 부모가 나를 낳아 준 달도 3월이고, 내가 나의 둘째 딸을 낳은 것도 5월이기 때문에 5월을 더 좋아한다. 초춘, 초하, 초추, 초동의 네 계절 중에서도 초하가 제일 좋은 계절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신록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네 번 꽃을 피운다. 첫 번째는 물어볼 것도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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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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