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호를 건네다 / 손숙희
오랜만에 연결된 고향친구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나이가 이쯤 되니 이름 부르기가 편치 않다고. ‘선생’으로 부를 처지도 아니니 호號나 아호雅號를 알려 달란다. 과거 선비들이 주고받던 대화를 마주한 느낌이다. 친구 사이에도 예를 지켰던 선인들의 흔적이 가까이 있음에 놀란다. 호나 아호처럼 본디의 이름을 대신해서 불러 주는 이름이 있어서 여유와 멋은 있지만 한편으로 번거롭다 여겼는데, 나에게도 호나 아호에 대한 생각을 해 보라는 벗이 있어 풍아한 이름 하나 고민하게 되었다. 호의 유래는 주나라에서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우리의 삼국시대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예를 중시한 동양 풍속에 바탕을 둔 지식층의 문화였다. 연세 높은 분께 호를 사용하면 예와 격을 갖추어 드리는 느낌이 든다. 존경받는 지식인의 신분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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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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