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자 / 서병호
삼 년 전에 손자가 태어났다. 그동안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이 집안에는 아들이 없어 큰일이라고 걱정들을 했다. 말로는 딸이면 어떻고 아들이면 어떤가라고 해보지만 그래도 맏상주가 없으면 어딘가 서운할 것 같다. 남자 선호사상이 사라진 지 꽤 오래됐지만 지금도 남자의 쓸모가 있기 때문인가. 남아 탄생은 가문의 영광은 아니더라도 가문의 경사임에 틀림없다. 이 남자아이가 할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보는 사람마다 말을 뗀다. 발가락도 닮는다는데 얼굴형이 닮는 것은 흔한 일이다. 격세유전이론도 있으니까, 아기는 아버지를 뛰어넘고 할아버지를 닮을 수도 있다. 나를 닮은 것은 잘되었다고 볼 수도 있고 잘못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대를 이을 장손이기에 의견이 분분하다 아기 엄마가 당분간 해외 생활을 해야 될 사정으로 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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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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