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차와 인생과 수필 / 윤오영
애주가는 술의 정을 아는 사람, 음주가는 술의 흥을 아는 사람, 기주가嗜酒家, 탐주가耽酒家는 술에 절고 빠진 사람들이다. 이주가唎酒家는 술맛을 잘 감별하고 도수까지 알지만 역시 술의 정이나 흥을 아는 사람은 아니다. 같은 술을 마시는 데도 서로 경지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다. 누구나 생활은 하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생활을 알고, 생활을 말할 수 있는 그리 많지가 않다. 누구나 책을 보고 글을 읽지만 글 속에서 글을 알고 글을 말 할 수 있는 사람 또한 드물다. 민노자閔老子의 차를 마시고 대뜸 그 향미와 기품이 다른 것을 알아 낸 것은 오직 장대張岱뿐이다. 그는 낭차閬茶가 아니고 개차岕茶인 것을 알았고, 봄에 말린 것과 가을에 따 말린 것을 감별했고 끓인 물이 혜천惠泉의 물인 것까지 알아내어 주인을 놀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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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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