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시인
만물은 흔들리면서 / 오규원 만물은 흔들리면서 흔들리는 만큼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잎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잎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들판의 고독 들판의 고통 그리고 들판의 말똥도 다른 곳에서 각각 자기와 만나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비로서 깨닫는 그것 우리는 늘 흔들리고 있음을. 부처 / 오규원 남산의 한 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부처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떼어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빛이 담기지 않는 자리에는 빛 대신 그늘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
시詩 느낌
2021. 3. 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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