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울다 / 배문경
나무가 쓰러졌다. 지난 태풍에 쓰러진 나무는 조립식 건물위에 걸쳐졌다. 넘어지며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와 가지 그리고 푸른 이파리들이 바닥에 흥건하다. 햇빛에 나무는 죽었는지 검게 변하고 있다. 어머니는 시장입구에서 국밥집을 했다. 국밥집에는 과년한 딸이 둘 있었는데 예쁘다는 소문이 돌았다. 때문에 인근 부대에서 군인들이 휴가를 나오면 먼저 들렀다. 어머니가 군인들을 친자식처럼 아껴주고 공짜로 음식을 준다는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번졌다. 어머니라고 부르는 아들 같은 군인들이 많았다. 은근슬쩍 처자들 보는 재미까지 쏠쏠했다. 군인들은 돼지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고향생각에 눈물을 지었다. 그들이 안타까운 어머니는 용돈을 아끼지 않고 주었다. 군인들이 가득했지만 국밥집은 가난했다. 늘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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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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