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과 백담사 / 오세영
나는 절을 좋아한다. 대개 우리나라의 절들이 명승지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절에 가면 웬일인지 마음이 평안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찾은 절들은 모두가 나름으로 자연과 불심(佛心)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인상이 깊었던 절 하나를 들라하면 설악산의 백담사를 꼽겠다. 백담사는 우선 그 풍광이 빼어난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도량 그 자체가 마치 선경(仙境)에 든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여러 대덕들의 발자취가 스며 있어 한포기의 풀, 한 그루의 소나무, 한 개의 돌멩이도 무심치가 않다. 굳이 법당에 들지 않더라도 무연히 설악의 산봉우리를 바라만 보아도 저절로 선리(禪理)를 깨우칠 듯만 싶은 곳이다. 무자성공(無自性空)이란 바로 이런 심경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최근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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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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