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 한흑구
아내가 거리에 나갔다가 옥수수 두 개를 사 왔다. 하나씩 먹자는 뜻이다. 그러나 옥수수자루가 얼마나 큰지 반 토막도 다 못 먹겠다. 한 뼘 반도 넘으니 양적으로 한 자나 되는 것 같다. 요사이 TV에서 전하던 개량종 수원19나 20호인 거 같다. 그리고 멀리 강원도 산간 지방의 화전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옥수수를 퍽이나 좋아했다. 키가 2미터 이상이나 자라난 옥수수 밭이 길 양쪽에 서 있는 좁은 길로 혼자서 지나갈 때에는 무서운 짐승이나 뛰어나올 것 같아서 머리털이 오싹 일어서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옥수수의 이파리들은 야자수의 이파리처럼 길게 뻗어 나무의 양쪽이 늘어져서 춤을 추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는 병사들이 칼을 빼들고 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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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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