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떡 / 성혜경
산 능선에 덧댄 연한 풀빛이 아슴푸레하다. 문을 나서면 아지랑이 아련하게 손짓하고 개울가에는 연분홍 물결이 너울거린다. 사월 꽃심이 들어서는가 분주한 마음이 산으로 앞장선다. 참꽃 따러 가야겠다. 품 너른 산벚나무가 마을을 굽어보는 산길에 접어들었다. 숨소리가 귀에 차오를 즈음에 산 중턱에 다다랐다. 소나무와 편백이 비탈길에 뻗정다리로 서 있는 모양새가 속정조차 모르던 그 옛날 지아비가 저랬을까. 인생의 뒤안길에서 살아온 날들을 구구절절 말하자면 책 한 권이 될 거라던 어머니들의 타령처럼 꽃이 흐드러졌다. 진달래는 시나 노래로 사람들의 정서 한 귀퉁이를 장식한다. 시어가 꽃향이 되고 리듬을 부추긴다. 진달래 피어있는 산을 올려보면 파란 저고리에 연분홍 옥사치마 입은 무희들이 버선발로 잘게 잘게 제겨디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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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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