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퍼즐 / 현정희
포근한 아침이다. “잠은 잘 잤어요?” “아니! 위층에서 한밤중에 내려오는 물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어.” 남편은 졸린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깊은 잠을 잔 내가 계면쩍다. 남편은 조그만 소리에도 잠을 깨어 거실이나 작은 방으로 베개를 들고 잠자리를 이동한다. 걱정거리가 생기면 불면의 밤을 보낸다. 조각난 잠을 퍼즐놀이처럼 맞추다가 겨우 잠이 든다. 큰딸도 잠들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바스락거림에도 잠을 설치고 토막잠을 잔다. 수면 부족한 생활의 고통을 들려주지 않더라도 짐작이 간다. 그래도 잘 견디며 사는 딸이 기특하지만 안쓰럽다. 아들과 작은딸은 나처럼 깊은 잠을 잔다. 천둥이 울려도 세상모르는 아기처럼 잔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단잠을 자고 나면 생기를 얻어 힘든 직장 일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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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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