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낙지 / 이옥순
그녀는 행복하다. 이만하면 됐다. 점잖은 그녀의 남편은 묻는 말 열 중 여덟아홉은 그녀가 원하는 쪽 대답을 한다. 어쩌다 살짝 마음에 걸리는 한두 가지도 그녀의 위트 넘치는 말솜씨로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다. 결혼 초반 부부싸움의 원인 제공자였던 아들도 얼마 전 결혼해 서울로 살림을 났다. 명랑 쾌활한 막내딸도 직장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카카오톡으로 보내온다. 가족들의 그 재미난 일상을 앉아서 보고 듣는다. 시대에 맞게 실시간으로 산다. 아들과 딸은 터울이 좀 지게 낳았다. 부러 그런 건 아니다. 시댁의 어려운 조건들을 감당하느라 힘들어서 그랬다고 보는 게 맞다. 아들이 유치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야 딸을 낳았다. 그 무렵 참 무기력했다. 아들이 유치원 갈 때 소파에 드러누우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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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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