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 전숙희
나는 어려서부터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났고, 또 기독교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제사라면 무조건하고 미신을 섬기는 것 같은 어리석고 나쁜 일이라는 인상이 꼭 박혔었다. 그러므로 누구의 집에서 제사를 지낸다, 더구나 추석이나 설 때 제사를 지낸다는 말은 많이 들었으나, 그 제사 지내는 모양을 자주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대굿집으로 방을 얻어오면서부터 이 제사 지내는 구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할 수가 있었다. 우리가 있는 집 바깥주인은 교육계에 종사하는 분으로, 3년 전에 자전거를 타고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자동차와 충돌해 즉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부인은 아직도 젊은 몸에 여섯 아이를 기르면서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있는 방 옆방이 바로 그 주인의 빈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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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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