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맛있는 밥 / 김덕조
웬만한 부식 가게마다 있는, 콩나물은 내가 자주 찾는 찬거리 중에 하나다. 검은 보자기를 덮어 쓴 콩나물 동이가 옛 친구처럼 반갑다. 아주머니가 천을 들치면 잠자던 콩나물이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가지런하게 선 모습이 수줍은 소녀 같다. 연둣빛 고개는 다소곳이 숙이고 뽀얀 목덜미에 상큼한 풋내를 머금었다. 하얀 다리가 반들반들 예쁘다. 매끈하게 잘 컸다. 마트에 가면 비닐봉지에 담긴 콩나물을 골라 살 수 있지만, 시루에서 갓 뽑아 담는 콩나물을 나는 자주 찾는다. 부식 집 아주머니의 손이 큰지, 아니면 단골이라 덤을 주어서인지 항상 넉넉할 정도로 담아준다. 콩나물의 아싹한 식감과 고소한 맛은 비빔밥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다. 다른 나물과 구색을 갖출 때 콩나물이 제격이지만, 서민들의 밥반찬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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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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